2025.08.19 - [해외생활] - 캐나다에서 흔하지만 한국에는 없는 자동차 브랜드, ACURA(아큐라)의 비밀
운전 중 문득 내 차의 **VIN 넘버(Vehicle Identification Number)**를 들여다본 적이 있나요? 첫 자리가 ‘2’라면, 그 차는 캐나다에서 조립되었다는 뜻입니다. 저는 예전 아큐라 SUV를 몰며 그 사실을 뒤늦게 알아챘습니다. 그것은 일본 브랜드지만, 제 아큐라는 온타리오주 앨리스턴의 **혼다 공장(Honda of Canada Manufacturing, HCM)**에서 태어났던 겁니다. 이 작은 번호 하나가 차의 출생지를 알려주는 숫자라는 게 신기하면서도 흥미로웠습니다.

캐나다에 자리 잡은 혼다 공장과 자동차 생산
1986년, 혼다는 캐나다에 처음 생산 공장을 열며 자동차를 현지에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 Civic, CR-V, Accord, Odyssey, Ridgeline, Pilot, 그리고 예전에는 Acura EL, CSX, MDX 등 모델도 한때 이 Alliston 공장에서 생산되었습니다. 2023년에는 1,000만 대 제품이 생산된 기념비적인 순간도 있었습니다.
현재 이 공장들은 연간 약 400,000대 이상 차량과 190,000대의 엔진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Civic은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 팔린 차로 자리 잡았습니다.
캐나다 현지 생산 일본차에 대한 특별한 애정
길 위를 달리는 차량들을 보면, 일본 차량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혼다, 토요타, 닛산 등은 내구성과 연비, 그리고 겨울철 캐나다 날씨에도 끄떡없는 튼튼함으로 캐나다인들에게 깊은 신뢰를 얻었죠. 특히 혼다 시빅은 캐나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로 오랜 기간 1위를 기록해왔습니다.
이런 일본차 인기 뒤엔 단순한 브랜드 선호뿐 아니라 “우리 동네 사람들 손으로 만든 차”라는 캐나다 현지 생산의 자부심이 깔려 있기도 합니다. “Made in Canada” 스티커를 보면 왠지 더 따뜻하게 느껴지죠.
전기차 시대도 캐나다에서 준비 중이다
굳이 휘발유 차만이 아닙니다. 혼다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전기차(EV) 및 배터리 생산 시설을 새로 세우기 위한 150억 캐나다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발표하며, 미래 모빌리티 기반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새 공장은 연간 240,000대 EV 생산과 36GWh 배터리 용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8년 가동 예정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장 상황 변화로 이 계획이 2년 정도 연기되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수필처럼 이어지는 자동차 이야기
VIN 넘버 하나로 “이 차는 캐나다 태생이구나”를 알게 된 순간부터, 차량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내 일상의 발자취가 되었습니다.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이 차는 어디에서 태어났고, 누가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으로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요.
캐나다에서 자동차 이야기를 하다 보면, 브랜드와 생산 지역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걸 배우게 됩니다. 일본 브랜드지만 캐나다에서 만든 차, 미국 브랜드지만 한국 어딘가에서 조립된 차처럼, 자동차는 글로벌 시대의 작은 거울이기도 하니까요.
“캐나다 자동차 생산”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그냥 겉모습이 아니라 차대번호(VIN)부터 출생지를 확인해보는 재미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캐나다 현장에서 만들어진 일본차들을 보면, 단순한 자동차를 넘어 캐나다 산업의 자부심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특별해지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