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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주제

캐나다 관세 정책과 물가 – 코스트코 장바구니에서 읽는 경제학

지난주 주말, 아들과 함께 코스트코에서 장을 보다가 체리 한 팩 가격을 보고 멈칫했다.
“아빠, 왜 체리가 15불이야? 작년에는 10불대 초반이었잖아.”
맞다. 몇 해 전만 해도 한 박스에 12불 정도면 살 수 있던 체리가 이제는 15불을 훌쩍 넘어섰다.

이건 단순한 계절 요인일까? 아니면 더 구조적인 문제일까? 코스트코 장바구니 속에는 사실 관세 정책, 환율, 공급망 문제가 함께 담겨 있다.


미국과 캐나다, 관세가 생활비로 이어지는 길

캐나다 물가가 꾸준히 오르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관세 정책이다.

  • 캐나다는 미국과 멕시코와 함께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을 운영하고 있지만, 모든 품목이 자유무역 대상은 아니다.
  • 특히 유제품, 가금류, 계란은 캐나다의 ‘공급관리제도(Supply Management System)’ 아래에서 강력히 보호되고 있어 미국산 수입품에는 여전히 관세가 붙는다.
  • 농산물 중에서도 신선 과일(예: 체리, 아보카도)은 계절·원산지·환율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데, 여기에 관세와 운송비까지 더해져 소비자 가격을 끌어올린다.

즉, 내가 코스트코에서 고르는 아보카도 한 봉지는 단순히 멕시코 농장에서 딴 과일이 아니라, 국제 협정과 관세 장벽을 거쳐 들어온 결과물이다.

사이언스 투데이 유투브 발췌

2025.08.01 - [해외생활] - 2025 캐나다 생활비 현실 : 쌀국수 한 그릇이 말해주는 모든 것


실제 장바구니 물가 예시 (2023~2025 기준)

  • 체리 (코스트코 대용량 팩)
    2023년 여름: 약 12 CAD → 2025년 여름: 15 CAD 내외 (25% 인상)
  • 아보카도 (5~6개 한 봉지)
    2022년: 약 7.99 CAD → 2025년: 10~11 CAD (약 35% 인상)
  • 우유 4리터
    온타리오: 평균 5.69 CAD (미국 평균은 약 3.50 CAD 수준)
  • 치즈 (500g)
    캐나다 평균 8~9 CAD (미국은 절반가량)

특히 우유·치즈는 대표적인 ‘공급관리제도’ 품목이라, 캐나다가 미국보다 훨씬 비싸다.


한국과 다른 점

한국에서도 수입 과일은 비싸다. 하지만 한국은 수입산과 국산이 경쟁하며 가격 조정이 일어난다. 반면, 캐나다는 농업 보호 정책이 강해 구조적으로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체리 시즌에 1kg에 15,000원을 주고 살 수 있지만, 캐나다에서는 원산지에서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장바구니에 담을 때 15 CAD를 지불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산지와 가까운 나라에서 더 비싸게 먹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코스트코 아보카도와 체리


관세 정책, 누구를 위한 선택일까

이 정책은 분명히 캐나다 농가 보호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지갑 사정이 점점 더 버거워진다.

2024년 캐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전체 물가보다 평균 1~2% 높게 나타났다.
  • 특히 수입 과일은 2024년 사이에 35% 인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즉, 농가 보호라는 명분 뒤에서 소비자들이 그 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생활 속 경제학

나는 계산대 앞에서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건 단순히 과일이 비싼 게 아니라, 나라가 정한 규칙 때문이야. 그 규칙이 물가를 만들고, 우리가 그걸 사는 거지.”

아들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답했다.
“그럼 우리가 체리 한 알을 먹을 때, 세금이랑 관세도 같이 먹는 거네?”
맞는 말이다. 아이 말처럼 체리 속에는 단순한 과즙이 아니라 무역정책과 국제 경제가 들어 있다.


결론 – 장바구니는 작은 세계지도다

캐나다에서 장을 보는 건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정책과 경제가 내 삶에 스며드는 과정이다.

아보카도 한 개, 체리 한 알 속에는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 정책, 국제 무역 협정, 환율과 운송비가 모두 녹아 있다.
이민자의 장바구니는 곧 작은 세계지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