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편 예고: “왜 한국 직장 때려치고 여기까지 왔냐고요? 거긴 다음 화에서 공개됩니다!”)
2008년 1월, 캐나다 밴쿠버.
그 유명한 비의 도시, 그리고 내 생애 첫 캐나다 직장 입성기.
밴쿠버에 도착한 첫 겨울, 나는 매일 하늘을 올려다봤다.
비가 안 오는 날은 “기적”, 해가 뜨면 **“이민 성공한 날”**이라고 느껴질 정도.
그런 날씨 속에서, 나는 잔뜩 젖은 이력서를 들고 이곳저곳에 “Hi, I looking for job…”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면접 에피소드 – “몸으로 말해요: 밴쿠버 에디션”
어느 날, 이력서를 냈었던 한 물류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면접은 포코(Poco, 포트 코퀴틀람) 외곽의 한 창고.
비가 쏟아지던 그날, 나의 발은 젖고 영어는 버벅였다.
면접관: “Do you have experience in warehouse?”
나: “Warehouse… yes. Korea… same. Box. Heavy. I strong!”
면접관: (당황 반 웃음 반) “Okay. Do you know how to use pallet jack?”
나: (손으로 들썩들썩) “Yes! This. Push! Turn!”
그렇게 내 손짓과 발짓은 그날 면접을 뚫었다.
결론? 합격. 내일부터 출근. 아침 6시.
첫 출근 – “왠지 뿌듯한 육체노동자의 삶”
다음 날, 새벽 5시 20분.
비는 여전히 오고, 버스는 지연되고, 내 발은 젖고 있었다.
첫날부터 강제 워킹 데드 모드로 출근한 나는, 장화와 방수자켓으로 중무장한 물류팀과 마주쳤다.
첫 업무는 간단했다.
“Take these boxes, put them here, and scan them.”
나는 다 알아들은 척하며 말했다.
“Sure! No problem!” (사실 반도 못 알아들음)
그러고는 스캐너를 대고, 박스를 들고, 물류 카트를 끌었다.
땀이 줄줄 흐르는데, 비가 얼굴을 씻어줘서 오히려 개운했다.
점심시간 – “김밥 vs 필리핀 볶음밥 vs 타밀 커리”
점심시간이 되자 창고 한쪽 구석에서 도시락 뚜껑들이 열렸다.
김밥, 볶음밥, 커리, 냄새가 다국적 기업 수준이었다.
옆에 앉은 인도계 아저씨가 묻는다.
“Where you from?”
“Korea.”
“Ah! Samsung, Hyundai!”
또 시작이다.
그날부터 나는 창고 내 별명 “Mr. Samsung”으로 불렸다.
영어는 안 늘고, 근육만 늘던 나날
서너달 동안 나는 매일 비를 맞으며 일했고,
영어는 늘지 않았지만, 허벅지 근육은 늘었다.
그런데 어느 날, 매니저가 물었다.
“Can you train the new guy?”
잠깐… 나보고 트레이닝을 하라고?
“Uh… yes. I show him. How box. How label. How beep.”
그리고 내가 정말 누군가에게 영어로 설명을 하고 있었다.
그날 밤, 샤워하다 눈물이 찔끔 났다.
내가 이만큼 해낸 거였구나.
💬 왜 캐나다냐고요?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물었다.
“그래도 한국에서 회사 다녔다면서… 왜 굳이 여기까지 왔어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직 정리가 안 된다.
그냥, 살아야 했고, 먹고살아야 했고, 어디든 ‘시작’은 필요했으니까.
하지만 그 긴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다뤄야 할 것 같다.
📺 다음화 예고
Ep.2: “왜 한국 회사를 떠나 이곳까지 왔냐고요?”
부장님의 눈치, 야근 후 사내 회식, 명절엔 본사 프레젠테이션...
그게 싫었다고는 말 못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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